현대 구조 설계에서 안전성과 함께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바로 사용성(Serviceability)이다. 구조물이 붕괴되지 않는다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 구조물이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하며, 본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처짐(Deflection)과 사용성(Serviceability) 검토는 구조물의 성능을 검토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출시된 SDC Verifier 2025 R1은 이러한 검증 과정을 혁신적으로 자동화한다. 복잡한 구조 모델에서도 빠르고 정확한 검증이 가능해진다.
- 처짐 검토(Deflection check)의 개념
처짐 검토는 빔 등의 구조 부재에 가해지는 하중에 의해 발생하는 변형을 정량적으로 산정하고 검토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처짐은 구조물 전체의 변위가 아니라, 개별 부재가 하중에 의해 실제로 휘어지는 정도를 의미한다.
처짐 검토는 구조물의 극한강도(붕괴)와는 별개의 개념으로, 주로 사용한계상태(Serviceability Limit State, SLS)를 판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즉, 구조물 파괴 없이도 과도한 변위나 부적절한 변형이 사용 시 불편을 유발하거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다.
- 사용성 검토(serviceability check)의 중요성
사용성 검토는 구조물이 강도상 안전성을 확보하였는지 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 환경에서 다음과 같은 성능이 적절히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절차이다.
이러한 사용성 검토를 통해 구조물이 설계 기준에 부합하는 성능을 유지하고, 최종적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사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빔의 처짐 거동은 지지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각 지지 조건별 주요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단순 지지 빔(simply supported beam)
빔 양단이 각각 핀과 롤러로 지지되어 회전이 자유롭고, 단부에서 모멘트 저항이 발생하지 않으며, 최대 처짐은 빔 중앙에서 나타난다.
2) 고정 빔 (fixed beam)
빔 양단이 완전히 고정되어 회전이 제한되고, 각 단부에서 항모멘트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단순 지지 빔에 비해 처짐이 대폭 감소하며, 최대 처짐 역시 빔의 중앙에서 발생한다.
3) 캔틸레버 빔 (cantilever beam)
빔의 한쪽 끝단만 고정되고 다른 쪽은 자유단으로 두어 최대 처짐은 자유단에서 발생한다. 단일 지지점 구조이므로 동일 조건 하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큰 처짐이 발생한다.
4) 연속 빔 (continuous beam)
세 개 이상 지지점을 가지는 다경간 부정정 구조로, 중간 지지점이 처짐을 효과적으로 분산·제어한다.
5) 돌출 빔 (overhanging beam)
지지점을 넘어 연장된 부분을 가지는 구조로, 돌출 구간에서 상당한 처짐이 발생할 수 있다.
처짐 거동은 지지 조건뿐 아니라, 재료의 탄성계수(E), 단면 2차 모멘트(I), 경간 길이(L), 하중 종류와 크기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동일한 단면, 탄성계수, 길이를 갖는 빔에 균일 분포 하중이 작용할 때 지지 방식에 따라 최대 처짐량(δmax)이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캔틸레버 빔이 가장 큰 처짐을 보이고, 고정 빔이 가장 작은 처짐을 나타낸다(돌출빔의 경우 자유단은 회전이 허용되므로, 균등 분포 하중이 주어질 때 동일 길이의 캔틸레버 빔보다도 더 큰 처짐이 발생한다).
실제 구조물은 다양한 하중 상태와 복수의 빔 요소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모든 경우를 일일이 수식으로 산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최근에는 자동화된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소프트웨어(예: SDC Verifier)로 처짐 계산 및 검토를 수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이론적 접근의 한계
빔 처짐은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는 부재의 경간(span) 길이와 지지 간격, 작용 하중의 크기와 분포 양상, 재료의 탄성계수, 단면 2차 모멘트, 지지 조건, 경계 상황 등이 있다. 동일한 재료와 단면 조건 하에서도 지지 방식이 달라질 경우 처짐량은 다르다. 예를 들어, 동일한 분포 하중을 받더라도 고정 빔은 가장 작은 처짐을, 캔틸레버 빔은 가장 큰 처짐을 나타낸다.
- 현실 구조물의 복잡성
실제 구조 설계에서는 수십에서 수백 개의 빔 부재가 다양한 하중 조건에서 상호작용하므로, 이론적 처짐 공식만으로 전체 구조물의 거동을 수작업으로 산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50개의 빔 부재와 20개의 하중 시나리오 조합의 경우 총 1,000건의 처짐 평가가 필요하며, 대형 구조물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계산이 요구된다. 이러한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CAE(computer-aided engineering)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처짐 공식과 계산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FEM 해석 결과의 특성
구조 해석에서는 대다수 사례에서 유한요소해석(FEM, Finite Element Method)이 활용된다. 하지만 FEM의 해석 결과로 제공되는 ‘변형량(Displacement)’과 실제 의미하는 ‘처짐(Deflection)’은 서로 구분되는 개념이다.
변위(displacement)는 구조물 전체의 이동, 즉 절대적인 위치 변화(병진 변위와 회전 변위 모두 포함)를 의미한다. 반면, 처짐(Deflection)은 특정 빔 부재 단위에서 하중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상대적 변형만을 지칭한다.
따라서, 해석 결과에서 정확한 처짐 평가를 위해서는 구조물 전체의 이동 및 회전 성분을 제거한 후, 순수하게 부재의 국부 변형만을 분리·산정하는 추가 후처리 작업이 필요하다.
- 후처리에서 변형량(Displacement)과 처짐(Deflection)의 차이
대표적인 CAE 도구인 Ansys Mechanical의 기본 결과는 변형량(Displacement)에 해당하며, SDC Verifier 등 구조 해석 특화 소프트웨어는 후처리를 통해 처짐량(Deflection)을 산출한다.
- 설계 기준과 허용 처짐
처짐 허용치는 구조물의 종류, 표준, 국가별 설계 기준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유럽 Eurocode 3(EN 1993-1-1)의 대표 기준은 아래와 같다.
이처럼 각 부재별로 설계 기준을 모두 검토·적용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이에 최근 구조 해석 실무에서는 관련 규정을 자동으로 반영해 각 부재별 처짐을 산출하고 제한치와 비교하는 기능을 갖춘 CAE 소프트웨어 활용이 필수적이다.
- 변위에서 처짐으로의 자동 변환
SDC Verifier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처짐 계산 공식을 내장하고 있어, 모든 개별 하중 상태 및 하중 조합에 대해 유한요소해석 결과로부터 얻어지는 변위를 처짐 값으로 자동 변환한다.
이 과정에서는 빔 지지점에서 발생하는 변위 영향을 체계적으로 제거하여, 부재 자체의 순수 변형만을 분리·추출한다. 결과적으로 보다 정확한 최대 처짐 값을 산출할 수 있으며, 복수 하중 조건에 따른 처짐 평가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 자동화의 필요성 및 효과
대규모 구조물에서 다양한 하중 조합에 따른 반복적인 처짐 계산을 수동으로 수행하는 것은 시간과 인적 오류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SDC Verifier는 이러한 과정을 완전 자동화하여, 엔지니어가 설계 검증에 소모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SDC Verifier 2025 R1은 복잡하고 반복적인 처짐 검사 및 사용한계상태 검토 과정을 자동화한다. 이를 통해 구조 엔지니어의 업무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수작업으로 수일간 소요되던 검증 절차를 몇 분 내에 완료할 수 있으며, 인적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여 검증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크게 개선한다. 자동화 도구의 도입으로 엔지니어들은 반복적인 업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설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사용자 중심의 구조물 설계 실현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