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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ZINE : CAE 기술 매거진

Eddy의 불꽃 같은 삶

Eddy의 불꽃 같은 삶

 

Introduction

다양한 화학반응 중에서 우리가 흔하고 익숙하게 접하는 화학반응은 "연소"이다. 연소는 화학반응의 다양한 형태 중 하나지만 "화학반응" 하면 "연소"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화학반응의 한 형태인 연소(Combustion)에 대한 시뮬레이션 방법들 중 하나의 방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화학반응

화학반응이라 하면 어떤 물질이 자체적으로 혹은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하여 화학적 성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보통의 경우 화학반응을 통해 열이 방출되는 발열반응 형태로 발생되지만 경우에 따라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 형태로도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화학적 성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는 현상을 조금 더 직관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반응물의 화학종으로 수소(H2)와 산소(O2)가 있고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물인 물(H2O)이 되었다고 하자. 이는 열역학적으로 전혀 다른 물질임을 직관적으로 이해한다.

조금 덧붙여 불이 붙은 장작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화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특별한 고민 없이 공기를 더 주입하려 노력할 것이다. 입으로 후후 불다 연기에 눈물 흘리기도 하고 부채질을 하거나 캠핑용 송풍기 같은 전자제품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불붙은 장작에 공기를 주입하게 되면 불이 더 잘 붙는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Animation 01] 불을 활활 지피는 방법

그런데, 만약에 수소를 불이 붙은 장작에 공급한다면? 물론 수소는 폭발적인 반응 특성이 있어 위험한 화학종이다. 그런데 확산속도가 너무 빨라 오히려 반응시키기 어려운 특성도 갖추고 있는 화학종이기 때문에 현실과는 많이 다를 수 있지만 그저 상상으로만 이야기해 보자. 장작불에 수소를 들이붓는 상상을 해보면, 순식간에 엄청난 폭발과 함께 화력이 치솟을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

 

[Animation 02] 수소는 위험하니 상상만 해보자

이제 한단계 더 나아가 상상해보자, 불이 아주 잘 붙은 장작에 물을 콸콸 쏟아붓는다면 어떻게 될까? 물의 분자는 H2O로 수소 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로 공유결합한 상태다. 다시 말해 물은 격렬하게 타오를 수 있는 수소와 불을 붙이는데 필수인 산소를 모두 포함한 분자들이 결합된 셈이다. 그렇다면 물을 불이 잘 붙은 장작에 쏟아붓는다면 장작은 더욱 더 활활 타오를까? 그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Animation 03] 항상 불조심

 이처럼 수소와 산소가 만나 화학반응을 거치면 물이라는 새로운 물질이 되어 원래 분자 또는 원소들이 가지고 있던 특성들을 완전히 잃어버린다. 이것이 화학반응의 특성이다

 

화학종의 일생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화학종의 일생을 통해 상상해 보자. 특정 화학종이 분사되고 다른 화학종과 화학 반응을 하기 위한 첫 단계는 서로의 만남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로 섞이지 않고 반응이 일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만남 이후 다음 단계가 반응 과정이다. 어떤 화학 반응 과정은 화학종간에 만남의 시간은 짧지만 만남 이후에 반응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거치기도 하고,

[그림 01] 화학종의 일생(1)

또 다른 반응 과정은 만남의 시간이 길었지만 만남 이후에는 빠르게 반응에 도달하기도 하며,

[그림 02] 화학종의 일생(2)

때에 따라서는 만남조차 못하여 반응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림 03] 화학종의 일생(3)

이처럼 화학 반응이 완료되는 과정에는 혼합되는 시간과 반응이 되는 시간이 합쳐져 있고, 반응마다 그 특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따라서 복합적인 반응에서는 특정 화학종끼리 혼합이 빨리 되었다 하더라도 반응 속도가 훨씬 빠른 다른 경쟁 반응에 밀리기도 한다. 다시 말해 화학 반응은 서로 경쟁적인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림 04] 화학종의 일생(4)

 

정리하면 화학 반응은 Mixing Time Chemical Time이라는 혼합과 화학반응 두 가지 과정이 더해져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시간을 비율로 나타내어 혼합과 반응 두 가지 과정 중 어느 과정이 더 지배적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데, 이를 담쾰러 수(Damköhler number, Da) 라고 한다.

 

[그림 05] 담쾰러 수(Damköhler number, Da)

 

담쾰러 수는 크면 클수록 반응보다는 혼합이 지배적인 경우를 대변한다. , 화학종끼리 혼합되고 반응하는 과정에서 혼합의 시간 척도가 반응의 시간 척도에 비해 큰 것을 의미한다. 이를 간단히 말하면 상대적으로 혼합은 느리고 반응은 빠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담쾰러 수에 따라서 Fast Chemistry Slow Chemistry로 구분하기도 한다. Fast Chemistry는 혼합 시간 척도가 반응 시간 척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서 반응 시간 척도는 무시할 수 있는 경우를 이야기한다.

 

[그림 06] Fast & Slow Chemistry

그런데 어디까지나 이러한 구분은 혼합과 반응의 상대적 비교로 Slow Chemistry가 반응이 느린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응 속도가 빠름에도 혼합 속도도 이에 못지않게 빠른 경우라면 이는 Slow Chemistry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화학 반응을 Fast Chemistry로 가정하느냐 Slow Chemistry로 가정하는가에 따라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조금은 달라진다. Fast Chemistry의 경우 혼합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반응의 전체 과정에서 혼합만을 중요하게 본다. 그러나 Slow Chemistry는 혼합과 함께 화학적 반응 시간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혼합과 반응 이 둘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혼합과 Eddy Dissipation Model 

지금부터 이야기할 내용은 연소 관련 시뮬레이션 방법 중 Eddy Dissipation Model이다. 이 방법은 연소 과정을 Fast Chemistry로 가정하는 대표 방법이다. 때마침 연소의 특성이 폭발적인 빠른 반응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 가정은 합리적이다. 이 방법은 혼합의 관점에서 혼합만 잘 된다면 반응은 빠르게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에 혼합을 잘 예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혼합을 이야기하기에는 일반적인 CFD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보통 혼합이라고 하면 잘 섞여 있는지를 의미한다. 아래의 그림처럼 두 가지 물질이 한 공간에 뒤섞여 존재할 때 보통 <격자 1>을 잘 섞여 있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림 07] 혼합에 관하여

<격자 2>는 누가 봐도 서로서로 잘 섞여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CFD 관점에서 위의 두 가지 상황은 체적분율 0.5로 동일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림 08] 거시적 관점에서의 혼합

 실제 화학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분자 수준에서 혼합이 잘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CFD는 현실적으로 격자를 분자수준까지 작게 생성하지 못하다 보니 거시적으로 분리된 상태도 완벽히 섞인 상태로 오인될 수 있어 이를 반응 척도로 직접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Eddy Dissipation Model(EDM)은 난류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 낸다. 난류의 특성 중 Eddy는 빙글빙글 도는 소용돌이 형태를 의미하는데, Eddy가 혼합을 야기한다. 결과적으로 "혼합이 없는 난류는 난류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난류 특성을 대표하는 Eddy가 어떻게 혼합을 좌우하고 이를 어떻게 EDM에 활용하는지는 Eddy의 삶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큰 유체의 흐름은 거대한 Eddy를 생성하고 큰 Eddy로부터 에너지 전달 과정을 통해 작은 Eddy로 또 더 작은 Eddy로 그리고 더욱더 작은 Eddy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Eddy는 무한하게 작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크기적 한계에 다다르면 유체의 점성에 의해 열적 에너지로 소산이 되어 Eddy의 삶은 끝난다. 이를 유체역학에서는 Eddy Dissipation이라고 한다.

 

[그림 09]

 

CFD를 위한 숙제 

앞서 Eddy는 혼합을 야기한다고 했다. 거대한 Eddy가 수없이 쪼개지다 마침내 소산하여 사라지는 Eddy의 삶의 과정을 통해 물질들은 혼합되며 분자 수준까지의 섞임이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서 수명이 다하는(Dissipation) 그 순간에 분자 수준의 완벽한 혼합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CFD 관점에서 하나의 숙제가 더 남아있다. 과연 이 Eddy들을 어떻게 시뮬레이션 할 것인가? 

[그림 10] Eddy의 일생과 혼합

아주 작은 격자를 통해 Eddy를 직접적으로 계산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이는 DNS(Direct Numerical Simulation) 방식으로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상상 이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분자 수준의 섞임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자 수준의 작은 격자를 만들어야 하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Eddy Dissipation Model로 극복한다'의 앞선 내용과 상충된다. 그나마 LES(Large Eddy Simulation)와 같이 적당한 크기의 Eddy는 격자의 형태로 해결하고 너무 작은 Eddy는 모델링하여 계산하는 방법이 조금은 더 현실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계산 비용이 상당히 크며 해결책은 아니다.

 

[그림 11] CFD에서의 Eddy

그러면 어떻게 Eddy Dissipation Model은 격자의 한계를 넘어 Eddy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일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RANS(Reynolds-Averaged Navier-Stokes)라는 훌륭한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CFD에서는 난류 모델을 선택함에 있어 LES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RANS를 사용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은 순 없다.

난류는 본질적으로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불안정하고 3차원 적이며 예측불가한 흐름인데 이를 직접적으로 계산하는 대신 시간적으로 평균을 내어 거시적인 흐름만 빠르게 계산해 내는 방식이 RANS 방식이다.

RANS에서 계산된 여러 가지 난류 관련 정보들 중에서 난류 운동에너지( )와 난류 소산율( )을 통해 간단히 Eddy Life Time을 예측할 수 있다. 앞서 큰 Eddy로부터 아주 작은 Eddy까지 에너지 전달이 이뤄진다고 이야기했는데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큰 Eddy들은 큰 난류 운동에너지( )를 갖는다. 반대로 작은 Eddy일수록 작은 난류 운동에너지( )를 갖게 되며 이는 수식적으로도 수명이 많이 남은 거대한 Eddy일수록 Eddy Life Time이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난류 소산율( )이 크면 클수록, 즉 수명이 다하는 Eddy가 많을수록 Eddy Life Time은 작아지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림 12] Eddy Life Time

결국 이렇게 계산된 Eddy Life Time은 그 값이 작아질수록 혼합의 관점에서는 수많은 혼합에 도달한 상태가 되며 이는 분자수준의 잘 섞인 상태 더 나아가 반응이 잘 이뤄질 수 있는 상태로 귀결된다. 이를 바탕으로 EDM에서의 화학 반응률이 계산된다.

 

[수식 01] Eddy Dissipation Model에서의 Reaction Rate

수식이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간단히 설명하면 Eddy Life Time( )의 역수로 반응률을 표현하고 있으며 Eddy Life Time이 작아질수록 반응률은 높아지는 특성이 반영된다.

 

마지막 정리

다양한 화학반응 모델들 중 Eddy Dissipation Model(EDM)이라는 연소 모델을 살펴봤다. EDM은 난류 특성인 Eddy로부터 혼합의 특성을 도출하여 간단하게 화학반응을 모사한 방법이다. 단순하다 보니 빠른 계산이 가능하여 연소 관련 영역에서 상당히 많이 선호되는 방식이다. 해당 방법은 화학반응의 속도가 무한히 빠르기 때문에 "혼합만 잘 되면 화학반응은 즉각적으로 일어난다"라는 Fast Chemistry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연소 반응의 경우 워낙 빠른 반응이기 때문에 이러한 가정은 유효하고 합리적이다.

그러나 완벽한 모델은 없다. 이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연소 과정에서의 발생되는 수많은 중간 반응을 고려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 화학 반응은 많은 단계로 발생하며 저마다 반응 속도가 다르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EDM을 쓴다는 것은 그러한 과정은 무시하고 혼합이 완료되어 연소가 일어난 결과만을 도출하는 형태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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